몰랐던 게 아니라, 알고 있으면서 무시하고 있었다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아래 숫자와 발언은 제가 영상에서 들은 대로 옮긴 것이고, 그림과 해석은 제가 붙인 것입니다. 자동 자막을 받아 정리했기 때문에 숫자를 잘못 옮겼을 수 있습니다. 애매한 부분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영상 후반의 상황별 대응 조언과 개별 종목 언급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건 영상 진행자가 자기 시청자에게 한 말이고, 제가 옮겨 적어서 퍼뜨릴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원본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로 가시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원본 영상: 작전타임 - 빈집선점 (0812 수) · 34분 9초
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아무 포지션도 들고 있지 않습니다.

어제 노트의 제목은 매일 같은 순서로 보면, 달라진 날이 보인다였다. 매일 같은 길로 다니니까 막히는 날을 알아챈다는 비유였고, 나는 거기에 루틴의 가치는 매일 본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긋난 날을 알아채는 데 있다고 적었다.
그 어긋난 날이 하루 만에 왔다. 오늘 올라온 건 정규 편이 아니라 장중에 급하게 켠 방송이다. 여는 말이 이랬다.
오늘은 뭐가 달라졌죠?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왜 장중에 켰나
이유는 맨 마지막에 나온다. 34분을 다 듣고 나서야 나온다.
제가 이걸 장중에 켠 이유는 아시겠죠? 살라는 게 아니고, 성급하게 팔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겁니다.
사라는 말을 하려고 켠 게 아니라는 걸 여러 번 끊어서 말한다. 중간에도 "돈 있으신 분만", "이 말 듣고 드디어 오른다고 달려드시면 안 됩니다", "아직 불안정해요"가 반복된다.
이 구분이 어제 노트에서 배운 것과 같은 자리다. "올라갈 것 같다"와 "사라"는 다른 문장이다. 어제는 코스닥 얘기 끝에 나왔고, 오늘은 아예 방송을 켠 목적 자체가 그 구분이었다.
빈집이 비어 있다는 게 확인됐다
제목의 "빈집"은 코스피다. 코스닥은 저점 대비 지수가 30%, 개별 종목은 50%까지 올랐는데 코스피는 아직 비어 있었고, 오늘 그게 채워지기 시작한 게 확인됐다는 논지다.
근거는 수급의 방향이 통째로 뒤집혔다는 것이다.
장중이라 영상 속 숫자는 잠정치였는데, 장이 끝난 뒤 확정치를 직접 확인해봤다. 코스피 기준 외국인 +2조 3,085억, 개인 -3조 1,335억, 기관 +1조 190억. 방향은 그대로였다.
기술적으로는 코스피가 6,200을 지키고 21일선을 넘어 올라간 것, 그리고 한동안 눌러왔던 하락 채널이 깨진 것이 언급됐다. 6,700까지 가면 안심할 수 있다는 얘기는 지난주 편부터 계속 나오던 선인데, 오늘 그 선까지 얼마 안 남았다.
오늘 제일 크게 남은 문장
후반에 이런 말이 나온다. 반도체가 과하게 올랐다, 데이터센터가 취소되고 있다 같은 비관론에 대한 얘기였다.
냉철하게 반도체가 빠질 거다, 과하게 올랐다. 이게 냉철한 분석이에요. 사실은. 근데 그거를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에요. 우리는 알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있었어요. 가격이 빠지니까 그게 귀에 들어오는 거예요.
이건 8월 6일 편에서 배운 것의 다음 칸이다. 그때는 가격이 정해진 뒤에 이유가 붙는다였다. 금이 오를 때 붙는 이유와 내릴 때 붙는 이유가 똑같았다.
오늘 것은 조금 다르다. 이유가 새로 붙는 게 아니라, 원래 알고 있던 사실이 그제야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늘어난 게 아니라 내 귀가 바뀐 것이다.
이게 더 무서운 쪽이다. 이유가 나중에 붙는 건 그래도 "새로 생긴 말"이라 의심할 여지가 있는데, 이쪽은 원래부터 알던 사실이라 의심이 잘 안 든다. 내가 항상 알던 것이니까 지금 그게 들리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바뀐 건 사실이 아니라 가격인데.
루머는 안 나오는 게 낫다
주주 환원 발표에 대한 해석도 어제와 이어진다. 어제는 "루머의 진위보다 반응이 정보"였는데, 오늘은 한 칸 더 나갔다.
오히려 발표가 안 나고 계속 루머만 도는 게 시장에서 제일 좋은 거예요. 왜냐면 팔 수가 없어요. 팔고 싶어도 하루만 기다리자, 그러다 보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발표가 나면 재료가 소멸한다. 안 나오고 도는 동안에는 파는 쪽이 계속 하루씩 미룬다. 나올 것 같은 상태가 나온 상태보다 강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흔들 수단이 없다는 설명이 붙었다. 파생으로 흔들기도 어렵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량도 줄어서, 이제 남은 건 실적으로 깨는 것뿐인데 2분기도 3분기도 실적만으로는 깎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제 그 5,000억 달러가 여기서 또 나온다
어제 노트에 엔비디아가 5,000억 달러 플랫폼의 25%를 먼저 떠안겠다고 한 구조를 그려뒀는데, 오늘 그게 다시 나온다. 이번엔 시장 심리 쪽 해석이었다.
어제 나온 5,000억 달러짜리 그 마이너스 통장 개설 소식. 숏 치는 쪽한테 "우리 5,000억 들고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한 겁니다.
어제는 이 구조가 이상하다는 쪽이었고(칩 파는 회사가 신용 보증 회사처럼 군다), 오늘은 그게 숏 포지션에 주는 압박으로 읽혔다. 같은 사실인데 하루 사이에 읽는 각도가 바뀐 셈이다.
조심스러운 대목
이 편은 방향에 대해 꽤 세게 말하는 편이라, 스스로 붙인 안전장치가 여러 번 나온다. 옮겨둘 만한 건 이거였다.
오늘 아침하고 장 끝나고 시황 톤이 엄청 달라져 있을 겁니다. 거의 모든 방송에서. 근데 거기에 또 휘말리시면 안 돼요.
톤이 바뀔 것을 미리 말해두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10월이 불안하다는 말도 함께 붙었다. 9월 FOMC부터 불안정하고, 지금은 그전에 한 달 정도 재정비할 수 있는 구간이라는 것.
내가 가져가는 것
- 원래 알던 사실이 갑자기 들리기 시작하면, 바뀐 건 사실이 아니라 가격이다. 이유가 새로 붙는 것보다 이쪽이 알아채기 어렵다.
- 나올 것 같은 상태가 나온 상태보다 강할 수 있다. 재료는 발표되는 순간 소멸한다.
- 방향을 세게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붙이는 단서를 같이 읽는다. "성급하게 팔지 말라는 것이지 사라는 게 아니다"를 빼고 요약하면 완전히 다른 글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어제 나는 적어두기만 하고 안 보면 조건은 발동하지 않는다고 썼는데, 오늘 그게 내 쪽에서 시험당했다. 지난주에 사전등록해둔 매수 조건이 어제 처음으로 켜졌기 때문이다. 그 얘기는 따로 적는 게 맞아서 다음 글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