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랐는데 사면 안 되는 날이었다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아래 숫자와 발언은 제가 영상에서 들은 대로 옮긴 것이고, 그림과 해석은 제가 붙인 것입니다. 원본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로 가시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원본 영상: 지표추적자 (0804 화) · 48분 06초
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SK하이닉스 16주를 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지도 팔지도 않았습니다. 이해관계가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 글은 중립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제 쓴 글은 하루 만에 방향이 반대로 간 날이었다. 금요일에 8조를 사던 외국인이 월요일에 3조를 팔았고, "사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사면 된다"는 말이 그날 사라졌다.
오늘 화요일은 코스피가 1.6% 올랐다. 그런데 영상의 결론은 오늘 사는 건 좋지 않다는 쪽이었다.
올랐는데 왜 사면 안 되는지, 그 이유가 오늘 배운 것 중에 제일 컸다.
오른 날과 사도 되는 날은 다르다
영상 후반에 조합을 정리해주는 대목이 있었다. 지수가 강한지 약한지, 그리고 외국인이 사는지 파는지. 이 둘을 교차하면 네 가지가 나온다.
핵심은 순서였다. 첫 번째 조건이 외국인이 사느냐이고, 지수가 강한지는 두 번째다.
그래서 빠지는데 외국인이 사는 날이, 오르는데 외국인이 파는 날보다 순위가 높다. 내 직관과 정반대라서 이 대목에서 한참 멈췄다. 나는 오르는 날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은 오른쪽 위 칸이었다. 지수는 올랐고 외국인은 팔았다.
여기에 덧붙은 말이 이거였다. 오늘 장중에 밀렸을 때 샀으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기준으로 4%를 먹었을 텐데, 그건 운으로 먹은 것이지 안정적으로 먹은 게 아니라고. 같은 4%라도 어느 칸에서 나왔는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었다.
그런데 판 규모가 줄고 있다
오늘 외국인이 팔긴 팔았다. 다만 금요일부터 사흘을 나란히 놓으니 그림이 좀 달라 보였다.
3.2조를 팔던 쪽이 0.6조를 팔았다. 그리고 장중에는 사다 팔다 하면서 머뭇거렸고, 마지막에 지수를 끌어올릴 때는 안 팔았다고 했다.
방향은 여전히 매도인데 크기가 줄었다. 이걸 두고 영상은 "뭔가 미묘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근거가 없다고 먼저 말하는 방식
오늘 영상에서 제일 자주 나온 말이 "근거는 없다"였다.
시장이 미묘하다고 하면서 객관적 증거는 없다고 했다. 밀릴 때는 많이 밀렸는데 또 가볍게 올라오고, 호가가 지저분하게 밀리는 게 아니라는 감각을 설명하면서도 이건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다고 붙였다. 코스닥 얘기를 할 때는 아예 자기한테 근거를 묻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게 처음엔 무책임하게 들렸다. 그런데 두 번 들으니 다르게 들렸다.
근거 있는 판단과 감으로 하는 판단을 섞지 않고 분리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수급 숫자는 숫자로 말하고, 느낌은 느낌이라고 이름표를 붙여서 말한다. 듣는 쪽이 어디까지 믿을지 정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봇을 만들면서 배운 것과 같은 얘기다.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출력하는 게 제일 나쁘다.
한 달 반 만에 넘은 선 하나
숫자로 말한 쪽에서 제일 구체적이었던 건 이거였다.
코스피 60분봉이 구름대 위로 올라갔는데, 이게 6월 19일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한 달 반 만이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의미는 별로 없다고. 여기서 상승하면 그때 의미가 생기는 거라고. 지금은 미묘한 걸 관찰하고 대응할 준비를 하는 단계라고.
선을 넘은 것 자체를 신호로 치지 않고, 넘은 다음에 뭘 하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 태도가 어제 글에서 정리한 "다음에 확인할 것을 정해두는 방식"과 같은 형태였다.
같은 돌파인데 하나는 세고 하나는 안 세는 이유
오늘 이동평균선 얘기가 하나 더 나왔다. 코스피 21일선이 120일선을 뚫었다는 것. 뚫었다는 말만 들으면 좋은 소식 같은데, 영상은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같은 "뚫었다"인데 하나는 행동할 자리이고 하나는 이미 늦은 자리다. 나는 지금까지 돌파라는 단어를 다 같은 무게로 읽고 있었다.
오늘의 지표 한 장
매일 같은 순서로 훑는 목록을 오늘 값으로 옮겼다.
매크로가 얼어붙으면 주식은 자기 힘으로 움직인다
위 표를 보면 금리도 환율도 유가도 어제와 거의 같다. 영상은 이걸 짚으면서 매크로 지표들이 지금 잠깐 얼어 있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렇게 이었다. 지표가 쉴 때는 주식이 자기 수급으로 움직이는 시간이라고.
이 문장이 오늘 배운 것 중에 두 번째로 컸다. 지금까지 나는 주가가 움직이면 항상 바깥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금리 때문이거나 환율 때문이거나. 그런데 바깥이 조용한 구간에는 그 안에서 누가 사고 파는지가 그대로 가격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에 외국인 수급을 첫 번째 조건으로 두는 게 앞뒤가 맞았다.
VIX가 15라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나왔다. 옵션 가격이 싸지고 있다는 뜻이고, 목요일에 옵션 만기가 있고, 하방을 보는 쪽이 아직 꽤 있다고 추정했다.
내일 볼 조건
어제 글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게 "내일 확인할 것을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었는데, 오늘은 그게 세 갈래로 나왔다.
시장이 그냥 강하고 외국인이 2조쯤 사면 위쪽을 본다고 했다. 시장이 약한데 외국인이 사면 그래도 사는 쪽이라고 했다. 시장도 약하고 외국인도 팔면 이번 주 반등은 끝난 걸로 보고 8월 둘째 주를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혹시 위로 크게 쏘는 날이 오면 종가에 외국인 순매수 규모부터 확인하라고 했다. 처음엔 5조를 말했다가 너무 많나 싶었는지 3조로 낮췄다.
기간으로는 이렇게 정리했다. 8월에 힘겹게라도 코스피가 7,000 위에 올라가 있으면 9월과 10월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8월 말에 6,500이면 하반기가 힘들다고. 현금은 30% 이상 유지하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
사는 법과 파는 법
지표와 상관없이 마지막에 나온 매매 습관 얘기가 있었다. 초심자인 나한테는 오늘 영상에서 제일 실용적인 부분이었다.
살 때는 한 번에 사지 않고 쌓아간다. 아래쪽에서 평단을 만들어두고, 올라갈 때 나머지를 태운다.
팔 때는 반대다. 그냥 던지고 되돌아보지 않는다. 길어야 세 번에 나눠서 판다.
그리고 이 문장이 있었다. 이익은 1년에 네 번만 쌓으면 된다고. 제일 안 좋은 건 이번 달 아니면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손절 얘기도 나왔다. 손절은 한 번씩은 해야 하는 거고, 다만 팔고 싶을 때 조금만 쉬었다가 하라고 했다. 사고 싶을 때 쉬라고 했던 것과 같은 형태다.
그래서 나는 오늘 아무것도 안 했다
정직하게 적어둔다.
오늘 나는 사지도 팔지도 않았다. SK하이닉스 16주 그대로다. 영상의 네 칸 표에 따르면 오늘은 가만히 있는 날이었으니까, 결과만 보면 나는 맞게 행동한 셈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나는 그 표를 오늘 저녁에 처음 봤다. 장중에는 그런 기준이 없었다. 오늘 안 산 이유는 규칙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안 산 것이다. 어제는 같은 상태에서 6주를 더 샀다. 같은 사람이 하루는 사고 하루는 안 샀는데, 두 날 사이에 바뀐 규칙이 없다.
어제 글에 적어둔 숙제가 "16주 포지션의 손절선을 정한다"였다. 오늘도 안 정했다. 그리고 오늘 영상에서 손절은 한 번씩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기록해두는 이유는 하나다. 내일 만약 오르면 나는 오늘 안 판 걸 잘한 판단이라고 기억할 것이고, 내일 만약 빠지면 오늘 안 판 걸 실수라고 기억할 것이다. 둘 다 사실이 아니다. 오늘 나한테는 판단이 없었고 그것만이 사실이다.
내가 정리하면서 스스로 정한 선
오른 날과 살 날을 같은 말로 쓰지 않는다. 오늘 배운 게 이거고, 이걸 몰라서 나는 지금까지 오르는 날에 마음이 급했다.
"근거 없다"는 말을 요약하면서 지운다. 영상이 감이라고 이름표를 붙인 부분은 이 글에서도 감이라고 남겨야 한다. 정리하다 보면 매끄럽게 만들고 싶어지는데, 그러면 없던 확신이 생긴다.
결과가 맞은 것과 판단이 있었던 것을 구분한다. 오늘 나는 결과적으로 맞게 행동했지만 판단은 없었다. 이 둘을 섞으면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 재현할 수가 없다.
내 포지션을 먼저 밝힌다. 16주를 들고 쓰는 글이라 나는 중립이 아니다.
내일도 올라올 것이다. 그때는 네 칸 중에 어디였는지부터 적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