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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코딩 기록

이번 달 수익이 실력인지 운인지, 26년 데이터한테 물어봤다

2026-07-23국장FTD백테스트매매일지시스템트레이딩

이 글은 개인 운영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의 추천이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고,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주사위가 설계도로 바뀌는 도트 그림

이번 달에 돈을 벌었다. 폭락한 지수가 반등하는 구간에서 같은 종목을 다섯 번 사고 다섯 번 다 이겼다. 숫자로는 세전 삼백만 원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근거가 하나도 없었다. 그냥 빠지면 사고, 또 빠지면 샀다. "이쯤이면 오르겠지" 그 이상의 논리가 없었다. 다섯 번 이긴 게 기분은 좋은데 뒷맛이 이상했다. 이게 실력이면 다음 달에도 되어야 하는데, 나는 내가 왜 이겼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설명 못 하는 성공은 재현이 안 된다. 그래서 물어보기로 했다. 나 말고, 26년치 데이터한테.

질문을 규칙으로 바꾸기

"빠지면 산다"는 느낌이지 규칙이 아니다. 백테스트를 하려면 컴퓨터가 실행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꿔야 한다. 마침 나한테는 이미 만들어 둔 FTD 신호기가 있었다. 폭락 후 반등이 진짜인지 판별하는 오닐의 규칙인데, 이번 주에 원전이랑 대조해서 검증까지 끝낸 참이었다.

그래서 질문을 이렇게 고쳤다. 코스피가 고점에서 8% 넘게 빠진 국면에서, FTD가 점등한 다음 날 시가에 사고, 신호가 찍힌 봉의 저점을 종가로 깨면 손절한다. 이걸 2000년부터 2026년까지, 폭락과 반등이 있었던 모든 구간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가.

데이터의 첫 번째 대답: 절반 넘게 진다

차트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도트 로봇

6685일치를 돌렸더니 신호가 44번 나왔다. 결과는 이랬다.

승률 41%. 다시 말해 열 번 사면 여섯 번은 손절이다. 흔히 "FTD의 절반은 실패한다"고 하는데, 코스피 실측은 그보다도 나빴다. 신호 하나당 기대값은 겨우 +0.73%. 수수료 떼면 거의 본전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걸 하나 확인했다. 이번 주에 내 봇이 원전이랑 다른 부분(거래량 조건이 빠져 있었다)을 찾아서 고쳤는데, 그 거래량 조건 하나가 기대값을 네 배로 올렸다. +0.17%에서 +0.73%로. 규칙 한 줄의 무게가 이렇게 다르다.

어쨌든 첫 번째 대답은 분명했다. 내 다섯 번의 승리는 실력이 아니었다. 폭락 뒤 반등 구간에서는 아무 데나 사도 대부분 오른다. 나는 그 파도를 다섯 번 탔을 뿐이고, 표본 다섯 개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다. 냉정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두 번째 대답: 돈은 사는 데 있지 않고 파는 데 있다

그럼 이 얇은 신호로 뭘 할 수 있나. 진입을 똑같이 두고 파는 방법만 다섯 가지로 바꿔서 다시 돌렸다.

+5%에서 익절, +8%에서 익절, 고점 대비 8% 빠지면 추적 손절, 하락 신호가 쌓이면 청산, 그리고 그냥 오래 들고 버티기.

여기서 진짜 배운 게 나왔다. 빨리 익절할수록 승률은 높은데 큰 걸 다 놓친다. 2020년 코로나 바닥에서 +5%에 팔았으면 그 뒤 두 달 +25%를 버린 거고, 올해 3월 급등장은 통째로 놓친 거였다. 반대로 오래 버티는 전략은 평균 수익이 제일 높았지만, 열 번에 여덟 번을 지면서 가끔 한 방으로 메꾸는 구조라 최악의 순간에 -16%까지 빠졌다. 손절을 못 해서 자동화를 시작한 내가 절대 못 버틸 방식이다.

결국 골랐다. 하락 신호가 다섯 개 쌓이면 청산하는 방식. 평균 수익 2등에, 큰 추세는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최악의 손실은 감당 가능한 선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내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이다.

세 번째 깨달음: 작게 틀리고 크게 맞기

정찰병이 깃발을 꽂은 뒤에야 본대가 오르는 도트 그림

가장 중요한 건 마지막에 왔다. 어떤 방식으로 팔든, FTD 하나만으로는 이 게임이 대박이 안 난다는 것. 진입 신호 자체의 엣지가 얇기 때문이다.

그럼 어디서 수익이 커지나. 정찰과 본대를 나누는 데 있었다. 신호가 뜨면 먼저 소액만 보낸다. 이게 정찰병이다. 틀리면 정찰병만 잃으니까 손실이 작다. 신호가 맞아서 확인이 되면 그때 본대를 보낸다. 작게 틀리고 크게 맞는 구조. 이게 오닐이 백 년 전에 정리한 방식인데, 데이터를 다 돌리고 나서야 왜 그게 정답인지 몸으로 이해했다.

내가 이번 달에 한 건 정확히 반대였다. 확신도 없이 처음부터 크게 넣고, 조금 먹으면 바로 팔았다. 운이 좋아서 다섯 번 다 맞았을 뿐, 한 번만 크게 틀렸어도 다 토해냈을 방식이다.

그래서 규칙은 이렇게 정했다

지수 ETF를 쓴다. 개별주는 세금도 붙고 종목 자체의 리스크가 시장 신호랑 안 맞는다. FTD가 점등하면 먼저 파일럿으로 소액만 산다. 며칠 뒤 확인되거나 후속 신호가 나오면 그때 증액한다. 신호 봉의 저점을 종가로 깨면 손절하고, 하락 신호가 쌓이면 청산한다.

레버리지는 안 쓴다. 검증 안 된 전략에 레버리지를 얹는 건 실패했을 때 배우는 대신 무너지는 길이다. 이 규칙셋이 충분히 검증되고 지수가 장기 상승 구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봉인이다.

무엇보다, 이번 달처럼 감으로 크게 지르는 짓은 안 한다. 다섯 번 이긴 기억이 제일 위험하다. 그게 "나 좀 하네"라는 착각을 만들고, 그 착각이 여섯 번째에 계좌를 부순다.

남는 것

수익이 났으면 방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나는 내 방식에 미련이 없다. 이번 달 삼백만 원은 운이었고, 운은 통장에 남지만 실력으로 착각하면 다음 달에 그 이상을 가져간다.

내일이 마침 이 지수의 FTD 첫 판정일이다. 점등하든 실패하든, 이번엔 감이 아니라 규칙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규칙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매매일지에 그대로 남는다. 거기서 내가 보는 숫자는 수익률이 아니라 규칙을 몇 번 어겼느냐다.

다음 글은 피라미딩을 백테스트한 결과가 될 것 같다. 작게 틀리고 크게 맞는 게 데이터에서도 진짜 통하는지, 그것만 확인하면 이 시스템은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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