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친 두 달은 대부분 이틀 만에 사라진 것들이었다
이 글은 개인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아래 숫자는 제가 돌리는 봇이 모은 요약을 다시 센 것이고, 그 요약 자체가 크립토 트위터를 언어 모델로 정리한 것이라 사실관계가 틀린 곳이 있습니다. 실제로 틀린 대목을 아래에 적어뒀습니다. 어떤 종목도 권하지 않으며, 가격 전망도 하지 않습니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들고 있습니다. 오늘 샀습니다.

두 달 동안 코인 시장을 거의 안 봤다. 아이 보느라 그랬다.
그동안 매일 아침 8시에 봇이 요약을 보내줬는데, 대부분 안 읽고 넘겼다. 오랜만에 열어보니 47일치가 쌓여 있었다. 7월 16일부터 오늘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은 "아 나 이거 다 놓쳤구나"였다. 매일같이 새 코인 이름이 나오고, 지금 안 하면 늦는다는 말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하나씩 읽는 대신 세어보기로 했다. 하루치만 보면 다 중요해 보이는데, 47일을 겹쳐놓으면 뭐가 진짜인지 보일 것 같아서다.
어떻게 셌나
두 가지를 따로 셌다.
코인 이름(티커) 은 "그날 등장했는가"를 하루 단위로 셌다. 하루에 백 번 나와도 1일이다. 특정일에 몰린 도배를 걸러내기 위해서다.
주제 는 본문에 관련 단어가 나왔는지로 셌다. 그날의 머리기사가 아니어도 언급만 되면 센다.
두 잣대가 다르다는 걸 먼저 밝혀둔다. 아래에서 이 차이가 핵심이 된다.
코인 이름은 43종 중 38종이 이틀 안에 사라졌다
두 달간 언급된 코인은 43종이었다.
그중 38종이 1~2일만 나오고 다시는 안 나왔다. 88%다.
3일 이상 버틴 건 다섯 개뿐이었다.
| 코인 | 등장한 날 수 |
|---|---|
| HYPE (하이퍼리퀴드) | 5일 |
| LIT | 4일 |
| PUMP (펌프펀) | 4일 |
| BTC (비트코인) | 3일 |
| ZEC (지캐시) | 3일 |
47일 중 5일이면 열흘에 하루꼴이다. 가장 많이 나온 코인조차 그 정도였다.
나머지 38종은 하루 이틀 시끄럽다가 없어졌다. 이름을 다시 훑어봤는데 대부분 내가 처음 보는 것들이었고, 지금 검색해도 뭐가 어떻게 됐는지 나오지 않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주제는 두 달 내내 이어졌다
같은 47일을 주제로 세니 그림이 완전히 달랐다.
| 주제 | 언급된 날 수 |
|---|---|
| 로빈후드 체인 | 29일 |
| 토큰화 (주식·실물자산을 코인으로) | 29일 |
| 무기한 선물 거래소 경쟁 | 28일 |
| 밈코인 인프라 | 23일 |
| 프라이버시 | 21일 |
| AI와 크립토 | 16일 |
47일 중 29일이면 이틀에 한 번 이상이다.
이게 내가 이번에 건진 전부다.
코인 이름 → 88%가 이틀 만에 소멸
주제 → 절반 이상의 날에 계속 등장
시끄러운 건 코인 이름이었고, 이어진 건 주제였다.
내가 두 달 못 본 게 대부분 앞쪽이다. 매일 바뀌는 이름들. 그건 놓친 게 아니라 안 밟은 거다. 뒤쪽은 두 달 내내 천천히 굵어지고 있었으니 지금 봐도 늦지 않았다.
두 달간 이어진 이야기들
세어본 김에 각각이 무슨 이야기였는지도 적어둔다. 내가 이해한 만큼이다.
로빈후드 체인 (29일)
주식 앱 하던 회사가 자기 블록체인을 냈고 거기로 돈이 몰린다는 이야기. 두 달 내내 가장 많이 나왔다.
요약에 붙어 있던 숫자로는 9월 3일 기준 예치금 7억 5,900만 달러, 하루 거래량 16억 6,900만 달러였다. 두 달 전 대비 예치금이 열일곱 배 넘게 늘었다는 대목도 있었다.
"새 블록체인은 다 쓸모없다"는 비판을 숫자로 반박하는 사례로 계속 인용됐다.
토큰화 (29일)
주식이나 펀드를 블록체인 위에 올려서,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사고팔게 하자는 이야기.
7월엔 막연한 전망이었는데 8월 지나면서 규제 쪽이 실제로 움직였다. 이 대목이 오늘 요약의 머리기사였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내용이 틀렸다. 아래에 따로 적는다.
무기한 선물 거래소 경쟁 (28일)
거래소를 안 끼고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레버리지 거래를 하는 판이다. 여기 주도권 싸움이 여름 내내 이어졌고, 가장 자주 나온 코인 이름(HYPE)도 여기서 나왔다.
프라이버시 (21일)
거래 내역이 전부 공개되는 게 싫다는 수요. 8월 하순에 관련 상품 승인 소식이 나오면서 다시 불붙었다.
밈코인 인프라 (23일)
밈코인 자체보다 밈코인을 찍어내는 공장 쪽 이야기가 더 많았다. 어느 판에서 만드느냐가 화제였다.
가격은 이렇게 움직였다
요약의 머리문장을 시간순으로 늘어놓으니 분위기가 그대로 보였다.
| 시점 | 분위기 |
|---|---|
| 7월 중순 | "지루한 회색지대", "5% 움직여도 기뻐하는 건조함" |
| 8월 초 | 약세, 무기력 |
| 8월 중순 | "가치 없는 토큰에 대한 회의감" |
| 8월 20일 | 규제 훈풍으로 급반등. "6개월 만에 가장 강한 상승" |
| 8월 하순 | 자금 유입 |
| 9월 초 | 국채·통화 이야기가 전면에 |
여름 내내 지루하다가 8월 하순에 몰아서 움직였다. 내가 안 보던 그 두 달이 딱 그 구간이다.
이 요약을 얼마나 믿을 수 있나
글을 쓰면서 제일 큰 주장 하나를 밖에서 확인해봤다. 틀렸다.
오늘 아침 요약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ARK Invest의 ARKK 펀드 토큰화가 첫 사례로 확정되었다"
실제로 찾아보니 이랬다.
- ARKK가 아니라 ARK Venture Fund다. ARKK는 이 회사 대표 상품이고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 확정이 아니라 심사 중이다. 5월에 신청했고 6월과 8월에 수정했다
- 규제 당국이 8월 24일에 공고를 냈고, 9월 18일이 이의신청 마감이다. 그 뒤에야 승인이 가능하다
펀드 이름이 틀렸고 확정도 아니었다. 다만 9월 18일이라는 날짜는 요약에 없던 정보라 이건 내가 새로 알게 됐다.
이런 식이라 큰 그림은 쓸 만하고 구체적 사실은 못 믿는다가 내 결론이다.
번역이 깨진 곳도 많았다. TGE를 "토큰 게이트웨이 이벤트"로 옮겨놨는데 원래 Token Generation Event다. 날짜를 스스로 틀리기도 했고, 아예 뜻을 알 수 없는 문장도 있었다.
무엇보다 걸린 건 문장이 명령형이라는 것이었다.
"즉시 접속해 티커를 생성하고 농업을 시작해야 하며" "24시간 내에 시작해야 한다" "추가 수익을 노려야 한다"
원래 트윗은 누가 뭘 해서 얼마 벌었다는 자랑이었을 텐데, 모델이 그걸 "너도 지금 해야 한다"로 바꿔 썼다. 확신에 찬 말투로.
입력이 홍보물이면 출력도 홍보물이다. 모델을 더 좋은 걸로 바꿔도 이건 안 고쳐진다.
남는 것
두 달 못 본 게 아까웠는데, 세어보니 아까울 게 별로 없었다.
매일 오던 "지금 아니면 늦는다"의 88%는 이틀 뒤에 사라졌다. 그걸 다 따라갔으면 시간과 수수료만 썼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12%는 두 달 내내 천천히 굵어지고 있었다. 그건 일주일 못 봤다고 끝나는 종류가 아니다.
따라잡을 게 있었다면 지금 따라잡아도 된다는 뜻이다.
기록해두는 이유는 다음에 또 한동안 못 보게 될 때 이 글을 다시 읽으려고다. 그때도 아마 다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 텐데, 세어보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의 원자료는 제가 만든 봇이 매일 아침 모으는 요약입니다. 봇 만든 과정은 따로 적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