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안 올리고 버티던 곳이 결국 올렸다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아래 숫자와 발언은 제가 영상에서 들은 대로 옮긴 것이고, 그림과 해석은 제가 붙인 것입니다. 자동 자막을 받아 정리했기 때문에 숫자를 잘못 옮겼을 수 있습니다. 애매한 부분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개별 종목 매매 조언과 "무엇을 사라"는 대목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그런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궁금하시면 원본을 보셔야 합니다. 원본 영상: 금리 인상 시대 돌입 (9/16 FOMC 실시간) · 지표추적자 (9/17) · RTS 한주정리 (9/18)
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한국 주식과 채권에는 아무 포지션도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따로 들고 있습니다.

지난 글이 "기울어진 금리 그래프에 미래가 적혀 있었다"였습니다. 커브가 가파르다는 말이 예측이 아니라 이미 값에 적혀 있는 기대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 다음이 어떻게 됐냐면, 적혀 있던 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한 달 만에 뒤집혔다
9월 16일은 FOMC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영상을 켰을 때 화면에 이게 떠 있었습니다.
동결 7.1%
인상 92.9% (3.50~3.75 → 3.75~4.00, 25bp)
시장이 거의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원래부터 그랬던 게 아니었습니다.
한 주 전만 해도 38대 60 이랬었어요. 한 달 전에는 오히려 동결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었죠. 동결 가능성이 66에서 67까지 갔고, 인상 가능성이 33에서 92까지 이렇게 상승했죠.
한 달 사이에 33%가 92%가 됐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좀 멍했습니다. 제가 뭔가를 놓친 게 아니라, 시장 전체가 한 달 만에 마음을 바꾼 겁니다.
그리고 이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파란선이 연준이거든요. 연준이 혼자 동결하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 중에서 다 올리고 있죠. 우리나라도 올리고 있고.
다들 올리고 있는데 미국만 안 올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다 이날 올렸습니다.
올리고 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발표 직후 화면을 같이 보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25bp 인상했는데 엄청 매파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채권은 조금 약해지고(가격이 내리고), 주식 선물도 조금 밀리고, 달러는 강해졌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저는 금리를 올리면 뭔가 큰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인 17일 한국 시장은 이랬습니다.
좀 약할 줄 알았는데 강하게 시작했다가 중반부터 좀 밀려서 결국 조금 하락해서 마감했는데, 그것도 하락이라고 보긴 좀 애매하고 사실은 장중에 그냥 헛된 움직임이었다고 볼 수 있죠. 전체적으로는 방향을 못 잡았다고 봐야 되는데,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한 거죠.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한 거죠"**라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시장이 큰 뉴스를 받았는데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 그날 외국인은 많이 팔았습니다.
달러의 중력이 강해졌다
그 며칠 동안 눈에 띈 건 오히려 환율이었습니다.
달러의 방향성이 지금 거의 모든 통화들한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됩니다. 갑자기 달러의 중력이 강해졌어요.
왜 강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제 짐작과 달랐습니다.
달러가 왜 강해지냐? 미국이 좋아서냐? 그런 것 같진 않고요. 제 생각엔 매파적인 중앙은행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매파적인 연준에 대한 두려움.
저는 달러가 강해지면 "미국 경제가 좋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무서워서 달러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같은 방향의 움직임인데 이유가 정반대입니다.
환율 이야기 중에 이 대목도 적어둡니다.
적정 원달러 환율은 누구도 계산해 낼 수 없어요. 환율은 애초에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라서 환전하는 사람들 마음이거든요. 우리가 거래를 함으로써 일종의 합의점을 매일매일 찾아내는 거죠.
"적정 환율"이라는 말을 뉴스에서 자주 보는데, 그런 게 원래 없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올리면 지수는 얼마나 빠지나
18일 영상의 제목이 이 질문이었고, 여기에 제가 이번 주에 배운 게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먼저 장기 그림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든 내리든 주식은 계속 올랐어요. 지수는 이렇게 계속 올랐어요. 왜냐면 좀 빠질 만하면 금리 내려주고. 그린스펀부터는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금융 시장을 부양하는 쪽으로 했어요.
그러면 금리를 볼 필요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 그래서 다르게 세어봤다고 합니다. 금리를 올린 시점부터 다시 내릴 때까지만 끊어서 본 겁니다.
금리를 올렸을 때부터 다시 금리를 내릴 때까지의 주가 상승률을 해 봤어요. 마이너스죠. 그러니까 그 시점부터 금리를 올리면 주가가 좀 하락해. 그러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다시 상승해요. 제일 많이 하락했던 게 지난 2022년 4월, 그때는 20%까지 빠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아주 길게 보면 지수는 금리와 상관없이 올랐다
- 그런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직후부터 다시 내릴 때까지만 끊어 보면 마이너스다
- 그 구간이 지나면 다시 오른다
- 가장 심했던 건 2022년 4월, 20%
같은 데이터인데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정반대로 보입니다. "금리 올려도 주식은 오른다"도 맞고 "금리 올리면 주식은 빠진다"도 맞습니다. 끊는 구간이 다를 뿐입니다.
저는 이게 이번 주에 배운 것 중에 제일 컸습니다. 뉴스에서 두 사람이 정반대 이야기를 하면서 둘 다 그래프를 들고 나오는 이유가 이거였구나 싶었습니다.
10년물 이야기도 하나
금리 공부를 하는 김에 적어둡니다.
기준금리 올리면 올라가고 기준금리 내리면 내려가요. 파란선이 미국 10년 금리예요. 거의 비슷하게 움직여요. 근데 기준금리를 많이 내려도 10년 금리는 안 내려와요. 여기서 여기까지 붙진 않아. 그 정도의 스프레드를 두고 버티고 있어요. 근데 2020년에는 스프레드고 뭐고 다 붙어버린 거죠.
기준금리와 10년물이 붙어버렸던 게 2020년이고, 지금은 다시 벌어져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글에서 본 "기울어진 커브"가 바로 이 간격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배운 것
첫째, 확률은 시장의 예측이 아니라 시장의 현재 상태입니다. 92.9%는 "올릴 것 같다"가 아니라 "이미 그 가정으로 값이 매겨져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한 달 전 33%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발표가 나도 큰 움직임이 없었던 거였습니다.
둘째, 같은 움직임이라도 이유가 반대일 수 있습니다. 달러가 강해지는 게 좋아서일 수도 있고 무서워서일 수도 있습니다. 값만 보면 구분이 안 됩니다.
셋째, 구간을 어디서 끊느냐가 결론을 정합니다. 이건 주식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번에 올린 금리가 시장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발표 당일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는 건 아닐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