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읽기 1편, 거래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다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등장하는 토큰은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추천이 아니며, 주소와 거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온체인 데이터입니다.

지난 글에서 첫 단계는 "거래 하나를 눈으로 완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진짜로 해봤다. Base 체인에서 방금 일어난 거래 하나를 골라서, 여기 적힌 걸 한 줄씩 읽었다.
내가 고른 건 어떤 사람이 토큰을 산 거래다. 전형적인 매수라 첫 예제로 딱 좋았다. 거래 번호(해시)는 0x4d03…e34e이고, 2026년 7월 24일에 일어났다. 이 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탐색기에서 그대로 열어볼 수 있다.
거래에는 두 층이 있다
처음 열면 필드가 쭉 나온다. 이걸 두 층으로 나눠서 보는 게 핵심이었다. 겉 필드와 이벤트 로그다.
먼저 겉 필드부터.
from은 이 거래를 보낸 지갑이다. 여기서는 0xf32f…79d2, 토큰을 산 사람이다. 지갑 주소는 은행 계좌번호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to는 이 거래가 향한 곳이다. 사람 지갑이 아니라 0x4752…ad24라는 컨트랙트인데, 이게 라우터다. 거래소의 주문 창구라고 보면 된다. 내가 "이거 사줘" 하고 부탁하는 대상이다.
value는 이 지갑이 직접 보낸 ETH다. 0.01157 ETH, 대략 사십 달러쯤. 이게 이 사람이 낸 돈이다.
method는 무슨 명령인지를 나타내는 코드다. 0x7ff36ab5인데, 이건 "ETH로 정확히 이만큼어치 토큰을 사줘"라는 뜻의 명령이다. 사람이 읽기 어렵게 생겼지만, 이 짧은 코드 하나가 거래의 종류를 말해준다.
status는 성공인지 실패인지다. 성공. 그리고 gas는 이 거래를 처리하는 데 든 수수료다.
여기까지가 겉 필드다. 그런데 이것만 보면 "이 사람이 창구에 0.0116 ETH를 냈다"까지만 안다. 정작 뭘 받았는지는 안 나온다. 그게 두 번째 층에 있다.
진짜 이야기는 이벤트 로그에 있다
거래가 실행되면서 실제로 일어난 토큰 이동은 이벤트 로그에 기록된다. 이 거래의 로그에서 토큰이 움직인 건 딱 두 줄이었다.
첫 줄, WETH 0.01157개가 라우터에서 유동성 풀로 갔다. 내가 낸 ETH가 교환소로 들어간 거다. (ETH가 컨트랙트 안에서 다뤄질 때는 WETH라는 형태로 바뀌는데, 지금은 그냥 ETH라고 생각해도 된다.)
둘째 줄, SPACEX라는 토큰 29,054,857개가 풀에서 이 사람 지갑으로 갔다. 이게 산 물건이다.
그러니까 이 거래를 한 문장으로 옮기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0.0116 ETH를 내고 SPACEX 토큰 2,900만 개를 샀다.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블록체인 기록만으로 누가, 언제, 얼마에, 무엇을 샀는지가 전부 나온다. 이게 온체인의 힘이다.
1편에서 배운 것
제일 크게 배운 건 이거였다. 겉 필드만 보면 반쪽짜리다. value 필드는 이 사람이 창구에 낸 돈일 뿐이고, 실제로 받은 토큰이 얼마인지는 거기 없다.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벤트 로그를 읽어야 나온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앞으로 "누가 얼마 벌었나"를 계산하려면 결국 이 로그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냈다고 주장하는 값이 아니라, 실제로 지갑 사이를 오간 토큰을 세는 거다.
그리고 하나 더. 거래 하나를 이렇게 손으로 읽는 건 공부용으로는 좋지만, 코인 하나에 이런 거래가 수만 개씩 쌓인다. 손으로는 못 한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이걸 코드로 자동화한다. 한 코인의 모든 매수 기록을 한 번에 긁어와서, 누가 언제 얼마 샀는지를 표로 뽑아볼 거다. 드디어 탐색기를 클릭하는 걸 벗어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