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의 절반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이 글은 개인 기록입니다. 대회 규정과 상금 구조는 제가 대시보드에서 읽은 시점의 것이고, 주최 측이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공식 페이지를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ETHOnline 2026에 참가하기로 했다. 9월 4일에 시작해서 9월 13일에 제출한다. 온라인이고, 혼자 나간다.
그런데 이 글의 진짜 주제는 대회가 아니다. 나는 최근에 마감을 두 번 놓쳤다. 둘 다 만들 건 다 만들어놓고 제출을 안 했다. 그래서 이번엔 목표를 다르게 잡았다.
먼저 대회 구조에서 하나 배웠다
참가 신청할 때 트랙을 고르라고 한다. 두 개 중 하나고, 한 번 고르면 못 바꾼다.
Start from Scratch 새로 만든다
Hack on Existing Project 이미 제출된 프로젝트를 고친다
나는 새로 만들 거라 앞엣것을 골랐다. 그리고 나중에 상금 페이지를 열어보고 알았다.
스폰서마다 상금이 **「새로 만든 사람」**과 **「기존 걸 확장한 사람」**으로 나뉘어 있었다. 여덟 개 스폰서에서 Continuity 전용으로만 약 $17,600이 걸려 있고, 그건 내가 뭘 잘 만들든 못 받는다.
대회 홍보에 적힌 총 상금은 내가 노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당연한 얘기 같은데, 나는 신청서를 다 쓰고 나서야 알았다.
다만 이건 손해가 아니다. 같은 이유로 기존 프로젝트를 들고 온 사람들과는 애초에 붙지 않는다. 몇 달 다듬은 결과물과 9일짜리를 나란히 놓고 심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만들 것 — 따라 사면 진짜 돈이 되는지 확인하는 도구
몇 주 전부터 온체인 지갑 71개를 추적하는 걸 돌리고 있다. **"잘한다는 지갑을 따라 사면 실제로 돈이 되나"**를 확인하는 도구다.
시중의 스마트머니 도구들은 대부분 과거 성적을 보여준다. 그런데 과거는 고를 수 있다. 잘한 지갑을 이미 알고 나서 그 지갑을 보여주는 거라, 정보가 별로 없다.
그리고 판정에 검사를 하나 더 넣었다. 가장 크게 번 매매 하나를 빼고도 플러스인가.
이게 실제로 뭔가를 잡아냈다. 추적 중인 지갑 하나가 이랬다.
완결 68건 · 승률 38% · 가스 빼고 +0.033 ETH → 통과처럼 보임
가장 큰 이익 1건 제외 → -0.083 ETH → 마이너스
한 건이 전체 손익보다 컸다. 승률로도, 총손익으로도 안 보이는 사실이다. 따라 하려면 그 한 방에 반드시 타 있어야 하는데, 그건 지갑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 문제다.
그래서 결과물은 차트가 아니라 판정문이다. 통과, 탈락, 아니면 "한 방에 의존".
대회에서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
규칙이 명확하다. 기존 작업물을 확장하는 건 안 된다. 그래서 지금 돌아가는 코드는 못 낸다.
대신 새로 만들어야 할 게 정확히 뭔지는 알고 있다. 데이터를 가져오는 층이다.
공개 RPC로 몇 주 굴리면서 이런 것들에 계속 막혔다.
BSC 거의 매 스캔마다 rate limit 에러
스캔 토큰 하나를 30,000블록 훑으려다 25분 만에 무응답으로 사망
유니스왑 V4 풀을 파싱했더니 ETH 금액이 전부 0으로 나옴
마지막 건 며칠 헤맸다. V4는 싱글턴 구조에 플래시 어카운팅을 쓰는데, 그래서 기존 방식으로 토큰 이동을 세면 값이 안 잡힌다.
계산 로직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데이터를 제대로 가져오는 것이다. 그 부분을 인덱서 위에 다시 짓는 게 이번 대회에서 할 일이다.
트랙은 하나만 판다
스폰서가 열 곳이 넘는데, 욕심내면 어디서도 안 뽑힌다. 얕게 세 개 붙인 프로젝트는 세 트랙 모두에서 밀린다.
그래서 하나만 깊게 파고, 나머지 하나는 파일 하나만 더 쓰는 걸로 정했다.
메인 데이터 인덱서 트랙 ← 위에서 막힌 문제를 푸는 게 곧 이 트랙이다
서브 AMM 프로토콜 트랙 ← 피드백 문서 제출이 자격 요건
서브 쪽이 재미있다. 자격 요건이 **"피드백 파일을 레포에 넣고 폼을 제출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미 낼 피드백이 있다. V4 파싱하다가 며칠 날린 그 얘기다. 지어낸 게 아니라 실제로 겪었고, 문서에 안 적혀 있어서 헤맸다.
그리고 진짜 목표는 상금이 아니다
솔직하게 적어둔다. 저녁 두세 시간으로 9일 만에 만들어서 입상할 확률은 낮다. 나는 그걸 알고 나간다.
그런데도 나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리고 지난번에 못 낸 이유를 뒤늦게 찾았는데, 만들기가 아니라 영상이었다. 촬영 순서표, 대본, 자막까지 다 준비해놓고 정작 찍지를 못했다. 준비를 너무 잘해놔서 기준이 높아진 거였다. 요구사항은 "터미널 화면이면 충분하다"였는데.
이번엔 순서를 바꾼다.
❌ 만들기 → 다듬기 → 영상 → 제출
✅ 최소 동작 → 영상 먼저 찍기 → 더 만들기 → 제출
중간에 허접한 영상이라도 하나 찍어두면 그게 보험이 된다. 나중에 좋아지면 다시 찍고, 안 되면 그거라도 낸다.
미리 적어두는 실패 조건
이것도 규칙으로 못박아둔다. 나중에 흔들릴 때 보려고.
9/8 최소 동작이 안 나오면 → 범위를 더 깎는다
9/11 그래도 안 되면 → 있는 것 + 영상만으로 낸다
9/13 완성도와 무관하게 무조건 제출
마지막 줄이 핵심이다. **"이 정도로는 창피해서 못 내겠다"**가 지난 두 번의 진짜 이유였을 것이다.
9월 13일에 결과를 적으러 오겠다. 못 냈으면 못 냈다고 적을 것이다. 그것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