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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서려면 누군가 돈을 들고 와야 한다

2026-10-09주식공부금리채권금융권수급공부기록유튜브정리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아래 숫자와 발언은 제가 영상에서 들은 대로 옮긴 것이고, 그림과 해석은 제가 붙인 것입니다. 자동 자막을 받아 정리했기 때문에 숫자를 잘못 옮겼을 수 있습니다. 애매한 부분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개별 종목의 방향 전망과 "무엇을 사라"는 대목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그런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궁금하시면 원본을 보셔야 합니다. 원본 영상: 안되겠다. 자소서 업데이트해야지. (9/23) · 금융권 전체를 한번에 정리!!! (9/24) · 금리 급등 드라이브 (9/24) · 독일 미식회 (9/25) · 전통시장 왜 안가요? (9/25) · 왜 금리는 상승하는가? (9/26) · 월요일 코스피 급변동하면? (9/27)

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한국 주식과 채권에는 아무 포지션도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따로 들고 있습니다.

쌀자루를 등에 지고 아침 장터 좌판으로 걸어가는 작은 햄스터

추석 특집 방송에서 옛날 5일장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같이 진행하는 분이 어릴 때 시골에서 할머니 손을 잡고 장에 따라갔던 기억을 꺼냈습니다.

옛날에 저 때는 할머니가 쌀을 이고 가셨어요. 구매자이자 판매자였어요. 가서 일단 쌀을 팔아. 쌀을 팔면 현금이 들어오잖아요. 그 돈을 가지고 장을 봐 갖고 오셨어요.

현금이 없었던 게 아니라, 쌀농사를 지으니 쌀이 곧 돈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장에서 물건을 사려면 먼저 내 것을 팔아서 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이번 주 영상 일곱 편을 한 줄로 묶어준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주에 반복해서 나온 건 결국 사는 쪽에 돈이 있느냐, 그리고 그 돈의 값이 얼마냐였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버는 것과, 주식을 사는 사람이 가진 것

9월 24일 방송은 연휴 첫날이었습니다. 한국 시장은 쉬는데 미국과 일본은 돌아가니 지표는 봐야 한다며 켰다고 합니다. 그날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돈을 잘 벌고 있고 앞으로도 벌 것 같은데, 왜 지수가 시원하게 못 올라가느냐.

답은 이랬습니다.

기업이 돈을 버는 거하고 주가하고는 완전히 타이트하게 연결된 건 아니잖아요. 주가가 올라가려면 주식을 사야 돼요.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돈이 얼마나 있냐가 더 중요한 팩터거든요 사실.

그래서 자기는 한쪽 눈으로 기업을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 그 주식을 사는 사람을 본다고 했습니다. 기업을 분석하는 사람은 "이 회사가 돈을 버느냐"를 보고, 매크로를 보는 사람은 "사는 사람의 조건과 심리"를 봅니다. 둘의 의견이 맞을 때 강한 방향이 생기는데, 지금은 살짝 갈려 있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사는 쪽의 사정은 이랬다고 합니다. 외국인은 사지 않고 있고, 개인은 빚을 내서 샀다가 줄이는 중이고,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주던 자사주 매입은 하기로 한 수량이 거의 차서 끝나가고 있습니다. 27일 방송에서는 숫자가 하나 붙었습니다.

개인 매도      약 10조원
받아간 쪽      자사주 매입

개인이 10조원쯤 팔았는데 그걸 받아준 게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었다는 겁니다. 이론상으로는 자사주 매입이 끝난다고 주식의 가치가 줄지는 않는다고 먼저 짚었습니다. 다만 사주던 손이 하나 빠진다는 느낌은 수급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밸류에이션에 대해 짧고 단호한 문장이 나왔습니다.

밸류에이션은 사실 그냥 심리입니다. 심리가 좋으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거고 그냥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뿐이에요.

저는 지난주에 "같은 돈을 벌어도 한쪽은 5년 치, 한쪽은 13년 치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그때는 그 차이를 주주환원 구조로 설명했는데, 이번 주에는 또 다른 설명이 붙었습니다. 사는 사람의 지갑과 기분입니다.

올랐는데 번 사람이 없다

27일 방송에서 코스피 주봉을 길게 펼쳐 보여줬습니다.

2024년         약 2,500
2026년 중반    약 9,500   (1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지금           약 7,000

그리고 이 화면 앞에서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제가 미스터리하고 짜증나고 화가 나는 지점이 그런 거죠. 이렇게 올랐는데도 물론 번 사람도 있죠. 근데 왜 내가 느끼는 다수는 다 이런가.

24일 방송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코스피가 한 해에 60% 올랐는데도 손실을 본 사람이 많다는 것, 그게 일종의 비극이라는 것. 27일에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5월 말에는 반도체 대형주를 안 들고 있으면 비웃음을 받았고, 6월 말에는 들고 있던 사람이 바보가 됐고, 7월 말에는 거의 괴멸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유행에 휩쓸려 들어갔다가 손실을 본 경우가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는 사람이 결국 돈을 번다라는 명제가 이미 한번은 틀린 거잖아요.

여기서 야구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대학 때 같이 야구하던 일본 유학생이 있었는데, 엄청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에러가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정석대로 플레이를 하더랍니다. 좋아하는 걸 진심으로 하는 사람은 못 이긴다는 이야기였고, 투자도 정석에서 시작해 자기 몸에 맞게 조금씩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치투자가 맞는 사람, 단타가 맞는 사람, 스윙이 맞는 사람이 다 따로 있으니 그걸 빨리 찾으라는 겁니다.

돈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제일 많이 나온 단어는 금리였습니다. 사는 사람의 돈이 얼마나 있느냐가 지갑의 두께라면, 금리는 그 돈의 값입니다.

한국이 추석으로 쉬는 동안 미국 10년물 금리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26일 토요일에 "알림"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특별 방송까지 올렸습니다.

우리가 보고 쉰 금리       4.99%
쉬는 동안                4.95% → 5.16%
한 주 동안               +16bp
27일 기준               5.20%

금리를 잘 안 보는 사람에게 16bp가 어떤 크기인지 체감으로 바꿔줬습니다.

주간 16bp    코스피로 치면 약 2% 하락한 느낌
월간 40bp    약 5%
올해 100bp   약 15~20%

이유도 붙었습니다. 10년물은 듀레이션이 7쯤 됩니다. 금리가 1% 오르면 가격이 7% 빠진다는 뜻입니다. 올해 금리가 1%포인트 올랐으니, 안전자산이라고 미국 국채를 들고 있던 사람은 가격이 7% 깨진 겁니다. 안전하다고 믿고 들고 있었기 때문에 주식 15% 하락만큼 쓰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금리는 권투로 치면 바디 데미지 같은 거예요. 지금은 괜찮아. 근데 계속 맞다 보면 어느 순간 다리가 풀리는.

시장이 깜짝 놀란 자리

24일 방송에서는 10년물이 하루에 18bp쯤 뛴 큰 양봉을 짚었습니다. 지난주에 배운 대로 큰 봉은 장중에 예상 못 한 정보가 나왔다는 뜻이고, 이번 정보는 국채 입찰 결과였습니다.

2년물 입찰   8/25  4.20%  →  이번  4.78%   (+58bp)
5년물 입찰   지난번보다 64bp 높은 금리에 낙찰

2년물 설명이 와닿았습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갱신했더니 이자가 올라버린 것과 같다는 겁니다. 이미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시장에서 오르는 건 먼저 산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일이지만, 새로 발행할 때 금리가 오르는 건 정부가 실제로 이자를 더 내는 일입니다. 5년짜리가 5%를 넘자 시장이 놀랐다고 했습니다.

토요일(26일) 알림 영상에서는 "리오프닝"도 처음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30년물은 1년에 두 번만 새로 찍고, 그 사이에는 예전에 발행한 30년물과 똑같은 걸 더 찍어서 덮어씌웁니다. 주식으로 치면 증자와 비슷합니다. 이미 거래되는 기준물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금리를 덜 얹어줘도 팔립니다. 이번에 크게 튄 5년물·7년물은 그게 아니라 새로 나온 물건이었고, 시장이 그걸 별로 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2007년 이후 처음 보는 자리

26일 방송에서 10년물 월봉에 가로줄을 그었습니다. 지금 금리와 같은 높이를 찾아가면 2007년 6월 말이 나옵니다. 30년물은 2004년까지 거슬러 갑니다. 27일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10년 금리 5.20은 처음 보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사실 저도 2007년 이후로 처음 봤어요.

그리고 기준금리와 국채 금리의 차이를 그린 그래프가 나왔습니다. 제가 이번 주에 제일 오래 붙잡고 본 대목입니다.

2011년 ~ 2018년 무렵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 위
2023년 1월 ~ 2026년 초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 (오래 버팀)
지금                     다시 기준금리 위

기준금리를 올리는데도 시장 금리가 그 아래에 버티고 있던 시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시장은 못 올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네가 올리면 얼마나 올려. 시장 망가지는데. 계속 올릴 수 있을지 내가 볼 거야라고 버티고 있었어요.

그 버팀이 이제 끝나서 국채 금리가 다시 기준금리 위로 올라왔고, 절대 금리로는 15년 안에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금리는 예측은 어려워도 한번 방향을 틀면 오래 간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짧으면 1년, 길면 8년. 그래서 이번 주 상승을 잠깐 지나가는 일로 보면 안 된다고 봤습니다.

금리를 억지로 누르는 정책에 대해서는 해열제 비유를 썼습니다. 열이 내리니 좀 나은 것 같지만 병이 낫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5년 전에 산 국채

계산 하나가 오래 남았습니다. 5년 전 미국 10년물 금리는 1.65%도 안 됐습니다. 그때 10년짜리 국채를 샀다면 지금은 만기가 5년 남은 채권을 들고 있는 것이고, 그 5년짜리 금리가 지금 4.97%입니다.

5년 동안 받은 이자     연 1.6%대 × 5년 = 약 8%
그 사이 금리 변화      1.6%대 → 4.97%

받은 이자보다 평가손이 훨씬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연기금과 보험사처럼 이런 채권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곳들의 손실이 금리가 오를 때마다 쌓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만기가 짧으면 기다리기라도 하는데, 30년물을 산 곳은 아직 25년이 남았습니다. 지난주에 배운 "버틸 수 있느냐가 만기로 갈린다"가 이번 주에는 실제 숫자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5.2%는 탐나는 숫자

반대쪽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10년물이 5.2%라는 건 10년 동안 들고 있으면 이자로 50% 남짓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본인이 기관이면 산다고 했고, 실제로 기관들이 조금씩 사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보험사 예시가 나왔습니다. 고객이 낸 보험료를 받아 10년 뒤에 돌려줘야 하는 회사라면, 그 돈을 미국 정부에 5%로 빌려주는 건 괜찮은 장사입니다. 그래서 장기 기관들은 군침을 흘릴 만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잠깐만 2주만 기다리면 금리가 더 높아질 것 같은데 그러면서 기다리고 있는 거죠.

미국은 다음 달에도, 그 다음 달에도 계속 국채를 찍습니다. 그러니 사려는 쪽은 천천히 사고, 그 사이에 금리가 조금씩 더 올라간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왜 기준이 되는지도 붙었습니다. 은행이 대출해줄 때 붙이는 가산금리는 빌리는 사람의 신용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가산금리가 0인 자리가 미국 국채라고 합니다. 미국 정부는 갚겠지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위험을 거의 안 지고 받는 이자가 5.2%이고, 올해 S&P 500 상승률이 11% 정도라고 했습니다. 마음고생하며 11% 먹느니 5%를 받겠다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가 이야기도 짧게 있었습니다. 한국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1%였다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믿어지시나요? 우리가 연간으로 3%밖에 물가가 안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통화정책은 그 지표로 하지만, 미국 사람들이 휘발유값에서 느끼는 건 그 숫자로 표현이 안 된다는 겁니다.

펀드는 누가 굴리나

이번 주에는 금융권 취업 준비생을 위한 영상이 두 편 올라왔습니다. 자산운용사 사무실에 직접 찾아간 영상과, 금융권 전체를 지도 한 장으로 정리한 영상입니다. 저는 취업과 상관없이 이 두 편에서 제가 잘못 알고 있던 걸 몇 개 고쳤습니다.

제일 큰 건 이겁니다. 저는 증권사 앱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그 증권사가 펀드를 굴리는 줄 알았습니다.

펀드는 증권사가 운용하는 게 아니에요.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겁니다. 증권사에는 펀드 매니저가 없습니다. 왜냐면 펀드가 없으니까.

증권사의 본업은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일이고, 펀드는 판매만 합니다. 반대로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는 "이걸 사라, 팔아라" 지시만 내리고, 실제 주문은 증권사를 통해 나갑니다. 운용사가 혼자 돌아가는 회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비유도 좋았습니다. 운용사는 축구팀 같아서 매니저가 공격수, 리서치가 패스해주는 사람이라고 했고, 다른 분은 농부 같다고 했습니다. 고객의 돈을 씨앗처럼 모아 계절을 보고 농사를 지은 다음 수확을 돌려준다는 겁니다. 증권사는 절대 수익을 좇고, 운용사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본다는 차이도 처음 알았습니다.

은행 쪽 지도에서도 하나 배웠습니다. 저축은행은 이름에 은행이 붙어 있지만 은행이 아닙니다. 신협이나 농협 같은 상호금융도 은행이 아닙니다. 근거가 되는 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본질은 예금을 받아 대출해주는 신용 창출이고, 증권사·운용사·보험사는 그렇게 만들어진 신용을 굴리는 쪽이라는 구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운용사 채권 쪽에서 나온 한마디가 위의 금리 이야기와 정확히 맞물렸습니다.

시장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보실 필요가 없는 게 채권에도 다양한 만기가 있습니다. 짧은 만기의 채권에 투자하게 되면 오히려 금리가 오를 때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30년물을 들고 있는 곳은 25년을 버텨야 하지만, 짧은 채권은 금방 만기가 와서 오른 금리로 다시 살 수 있습니다. 같은 "채권"인데 금리 상승기의 표정이 만기에 따라 정반대입니다.

사람들은 왜 시장에서 안 살까

다시 처음의 장터로 돌아가겠습니다. 5일장 이야기는 사실 "요즘 사람들은 왜 전통시장에 안 가느냐"를 묻는 영상의 도입부였습니다.

장보기 장소 (2023년, 카드사 설문)
대형마트     약 40%
온라인       약 24~25%
전통시장     약 13%

주차가 힘들고 덥고 춥다는 건 다들 아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시설 개선 사업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안 바뀐 걸 보면 그게 본질은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의 진단은 이랬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너무 정보가 많고 너무 정보가 없는 시대기 때문에.

부모님 세대는 배추를 딱 보면 좋은 배추인지 알았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어봤으니까요. 지금 우리는 모릅니다. 그런데 머릿속에는 SNS에서 본 정보가 가득합니다. 복숭아 품종이 몇 가지이고 어떤 게 단단하고 어떤 게 무른지, 참기름을 태워서 짜면 몸에 안 좋은 물질이 나온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 머릿속에는 정보가 넘치는데 시장 좌판에는 "황도 한 박스 얼마"밖에 없습니다. 종류도 모르는데 가격에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반대쪽 예로 창고형 할인점이 나왔습니다. 그 가게 자체 상표로 나온 골프공이 유명 브랜드 공과 성능이 같다는 리뷰가 쏟아져 대란이 났던 일, 아보카도 오일이 상하거나 다른 기름이 섞인 제품이 많다는 기사가 났을 때 멀쩡한 몇 안 되는 브랜드가 그 가게 물건이었던 일. 그런 게 쌓이면서 "거기서 파는 건 믿고 산다"가 생겼다는 겁니다.

시장 안에서 그걸 해낸 사례도 있었습니다. 속초의 한 닭강정 가게가 2018년에 위생 문제로 발표가 나서 매출이 반쯤 날아갔다고 합니다. 그 뒤로 가게 안을 반도체 공장처럼 바꿔서 손님에게 다 보여줬고, 손님들 사이에서 가게 이름 뒤에 "반도체"를 붙인 별명이 돌면서 오히려 더 잘됐다고 합니다.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신뢰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산지 표시제가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국산 표시를 믿을 수 있게 된 것처럼, 시장도 정보를 보증해주는 장치가 있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AI로 갔습니다. 앞으로는 AI에게 물어보고 장을 보는 시대인데, 실제로 AI에게 참기름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대기업 제품이 먼저 나왔고, 시장에서 사도 되느냐고 물으니 잘 확인하고 사라는 답이 나왔다고 합니다. 정보를 계속 깔아둘 수 있는 쪽, 자본이 있는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걱정이었습니다. AI가 구매까지 대신 눌러주면 그건 온라인으로 연결될 거고, 그 물건은 봉지에 담긴 가공식품일 거라고 봤습니다.

같은 날 올라온 독일 명절 음식 영상에는 정반대 풍경의 시장이 나왔습니다.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따뜻한 와인을 담아주는 컵이 마켓마다 다르고 해마다 디자인이 바뀌어서, 사람들이 그 컵을 모은다고 합니다. 진행자 집에도 50개쯤 있다고 했습니다. 컵을 보면 그해에 거기서 누구랑 싸웠는지, 아이가 어디서 넘어졌는지가 생각난다고요. 가격 정보나 품질 보증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유로 사람들이 시장에 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나온 표 한 장

지난주에 이분이 자기 말을 표에 가뒀다는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단기·중기·장기 방향을 한 칸씩 못 박아 두고, 방송에서 무슨 말을 하든 그 표만 유효하다고 선언한 것. 이번 주 24일과 27일 방송 끝에도 그 표가 똑같이 나왔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했던, 심지어 지표 추적자 30분 전에 무슨 말을 했던 제 공식 입장은 이겁니다. 나도 사람이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보면 꼬일 수도 있잖아요.

표의 내용은 지수와 종목 방향이라 옮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24일 표에서 이번 주 환율 칸을 가리키며 "상승할 것 같은데 틀렸고요"라고 스스로 말한 장면은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틀린 칸을 틀렸다고 말하려면 먼저 칸이 있어야 합니다.

27일 방송 중간에, 투자는 자기 방법을 빨리 찾으라는 이야기 끝에 이런 말이 붙었습니다.

빨리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셔서 이 지표 추적자 같은 거 안 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 궁극적인 목표는 제 채널을 아무도 안 봐도 다 잘 사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그 말을 하고 나서 그는 다시 코스피 일봉 화면으로 넘어갔고, 그날 방송은 저녁 8시가 조금 안 돼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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