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비트코인인데 두 곳 가격이 달랐다. 그 차이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글은 개인 기록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저는 라이선스 있는 투자 자문가가 아닙니다. 특정 거래소나 전략을 권하는 글이 아니고, 추천 링크도 넣지 않았습니다. 아래 숫자는 2026년 9월 29일에 공개 API에서 직접 받아 계산한 것이고, 수수료는 제 거래 기록에서 뽑은 실측값입니다. 확인 못 한 건 "확인 못 함"이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물건인데 가게마다 값이 다르다
비트코인 선물을 파는 곳은 한 군데가 아니다. 여러 거래소가 같은 비트코인 가격을 각자 매긴다.
그런데 그 가격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같은 순간에 A 거래소는 84,020달러, B 거래소는 83,998달러. 22달러 차이.
여기서 나오는 생각이 이거다. 싼 데서 사고 비싼 데서 팔면 그 차이만큼 남는 거 아닌가?
이걸 자동으로 하는 게 갭 봇이다. 갭은 그냥 "틈", 두 가격의 차이라는 뜻이다.

봇이 실제로 하는 일
네 단계뿐이다.
하나. 두 곳 가격을 계속 본다. 초 단위로 A와 B의 가격을 받아온다.
둘. 차이가 충분히 벌어지면 양쪽에 동시에 주문을 넣는다. 싼 쪽에서는 사고, 비싼 쪽에서는 판다. 중요한 건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한쪽만 하면 그건 그냥 도박이다.
셋. 기다린다. 벌어졌던 차이는 대개 다시 좁혀진다. 같은 물건이니까.
넷. 차이가 충분히 좁혀지면 양쪽을 동시에 정리한다. 산 걸 팔고, 판 걸 산다.
벌어졌을 때 들어가서 좁혀졌을 때 나온다. 그 차이가 이익이다.
왜 가격이 어디로 가든 상관없나
이게 이 방식의 핵심이다.
비트코인이 8만 4천에서 8만으로 떨어졌다고 하자. 산 쪽은 손해다. 그런데 판 쪽은 똑같은 크기로 이익이다. 둘을 합치면 0이다.
올라도 똑같다. 판 쪽이 손해인 만큼 산 쪽이 이익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이 없다. 신경 쓰는 건 오직 "두 가격의 차이가 좁혀졌나" 하나다. 방향을 안 맞혀도 되는 구조라 매력적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아이디어다. 여기서 멈추면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그런데 공짜가 아니다
세 군데서 돈이 샌다.
첫째, 수수료. 주문을 넣을 때마다 거래소가 떼어간다.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각 거래소에서 두 번씩, 총 네 번의 체결이 생긴다.
둘째, 이자. 선물은 보유하고 있으면 몇 시간마다 이자를 주고받는다. 산 사람이 낼 때도 있고 받을 때도 있다. 양쪽 거래소의 이자율이 다르면 그 차이만큼 새거나 들어온다.
셋째, 사는 값과 파는 값의 차이. 가게에서도 살 때 값과 팔 때 값이 다르다. 화면에 뜬 "22달러 차이"는 중간값 기준이고, 실제로 사고팔면 그만큼 못 먹는다.
그래서 얼마나 벌어져야 본전인가
여기서 계산기를 두드렸다. 한 번에 500달러어치씩 굴린다고 놓고.
제가 쓰는 거래소 한 곳의 실제 수수료를 제 체결 기록에서 뽑아봤다. 21건의 기록에서 나온 실효 요율이 **0.0213%**였다. 다른 한 곳은 **0%**다. 수수료가 없는 거래소도 있다.
500달러어치를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수수료 없는 쪽 0원
수수료 있는 쪽 진입 10.6센트 + 청산 10.6센트 = 21센트
21센트를 갭에서 벌어야 본전이다. 500달러어치에서 21센트면, 비트코인 한 개 값으로 환산하면 이렇게 된다.
비트코인이 8만 4천 달러일 때, 두 거래소 가격이 최소 36달러는 벌어져야 본전이다.
여기에 이자가 더 붙는다. 제가 보게 될 방향 기준으로 두 거래소 이자율 차이가 시간당 0.00355%포인트였다. 500달러어치를 하루 종일 들고 있으면 하루 43센트가 나간다.
실제로는 얼마나 벌어져 있었나
일주일치를 받아서 재봤다. 1분마다 두 거래소 가격을 받아 차이를 계산했다. 10,080개, 빠진 구간 없음.
두 거래소 가격 차이 (일주일)
중앙값 22달러
자주 있는 범위 -20달러 ~ +61달러
가장 컸던 때 102달러
가장 반대였던 때 -131달러
중앙값이 22달러다. 본전이 36달러인데.
평소에 벌어져 있는 차이가 본전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물론 가끔 61달러, 102달러까지 벌어질 때가 있고 그때만 골라서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그런 순간은 일주일에 몇 번 없었다.
하루가 지나면 과녁이 옮겨간다
하나 더 걸린 게 있다.
두 거래소 가격 차이의 중앙값을 날짜별로 나눠 봤더니 이랬다.
9월 22일 -11달러
9월 23일 +27달러
9월 24일 +36달러
9월 25일 +12달러
9월 26일 +22달러
9월 27일 +13달러
9월 28일 +28달러
날마다 47달러 폭으로 떠다닌다. "36달러 넘으면 들어간다"고 정해놓으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기회가 없고 어떤 날은 계속 걸린다.
그래서 이런 검증을 해봤다. 어제 데이터로 제일 좋았던 기준값을 찾아서, 그 값을 그대로 오늘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결과는 절반이었다. 어제 기준으로는 127번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준을 오늘에 쓰니 61번이었다.
기준을 계속 다시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구조는 맞는데 산수가 안 맞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 두 거래소 가격 차이로 돈을 번다는 발상 자체는 맞다
- 비트코인 방향을 안 맞혀도 된다는 것도 맞다
- 그런데 본전이 36달러인데 평소 차이는 22달러다
- 이자가 하루 43센트씩 더 샌다
- 기준값은 하루 지나면 절반만 통한다
수수료와 이자를 다 넣고 제일 좋은 설정을 찾아봤더니, 500달러어치를 굴려서 하루 8센트가 나왔다. 그것도 지난 일주일 데이터에 딱 맞춘 값이고, 위에서 본 "절반" 검증을 먹이면 4센트다.
체결 한 번 밀리면 사라지는 크기다.
그래도 안 접은 이유
수익으로는 여기서 끝이다. 그런데 다른 각도가 하나 있다.
수수료가 0인 거래소 쪽에서는 거래량이 공짜로 쌓인다. 어떤 거래소들은 거래량에 따라 나중에 뭔가를 나눠주기도 한다. 그러면 이건 돈 버는 기계가 아니라 거래량 만드는 기계가 된다.
그 관점에서 다시 계산하면 이렇다.
500달러어치로 하루 20번 왕복
들어가는 돈 하루 3달러 48센트
쌓이는 거래량 하루 2만 달러
→ 거래량 1,000달러당 17센트
이게 싼지 비싼지는 아직 모른다. 그 거래소가 거래량당 뭘 얼마나 주는지 안 재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접는 조건 세 개를 먼저 적어뒀다. 그중 하나가 "일주일 뒤에도 쌓인 게 0이면 그만둔다"이다.
안 한 것
- 실제로 안 돌렸다. 위 숫자는 전부 지나간 데이터로 계산한 것이다
- 1분 단위 가격으로 쟀다. 몇 초짜리 짧은 기회는 안 잡힌다
- 그 가격에 몇 개나 살 수 있었는지는 안 봤다. 22달러 차이가 0.001개어치에만 있었을 수도 있다
- 두 거래소에 동시에 주문이 들어가는지도 아직 실측 안 했다. 한쪽만 체결되면 그때부터는 방향을 맞히는 도박이 된다
일주일 돌려보고 위 숫자들이 맞았는지 다시 적겠다.